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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세상, 교회와 사람 잇는 경첩 역할"
    평화신문  작성일 2014.01.23  조회 1582     
"하느님과 세상, 교회와 사람 잇는 경첩 역할"

염수정 추기경, 예수회 총장 면담ㆍ언론사 기자 간담회서 강조

▲ 15일 교구장 집무실에서 에수회 총장 니콜라스 신부를 만난 염 추기경이 보편교회와의 연대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추기경의 어원은 '경첩'입니다. 교황님과 한국교회, 나아가 아시아교회를 연결하는 경첩 역할을 잘 수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염수정 추기경이 첫 외부 공식 일정에서 한 말이다. 추기경 임명 후에도 2월 정기 사제인사를 위한 면담으로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그는 첫 외부 공식 일정으로 15일 오전 예수회 총장 아돌프 니콜라스 신부를 만났다. 이어 16일 오후에는 인터뷰를 요청해온 모든 언론사 기자를 초청, 교구장 집무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연이은 공식 행사에서 "개인적으로 부족함이 많아 내게 어울리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하느님과 교황님께서 주신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임명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이제는 우리가 가난한 교회를 찾아가 도움의 손길을 주고 복음을 알리는 선교활동에 많이 나서야 한다"며 보편교회와의 연대를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북한 교회도 잊지 않았다. 그는 "교황님 말씀처럼 남북한 화해를 위해 해결책을 찾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현재의 동아시아 위기에 대해 "서로 싸우지 않고 신뢰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또 "교황님께서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한국교회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아실 수 있는 더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교황 방한을 기대했다.

 16일 기자 간담회에선 "화합과 일치를 위해 흩어진 양들을 모으겠다"는 염 추기경의 말이 화제가 됐다. "이 말씀을 하신 의미가 무엇이냐"며 정치 진영 논리로 추기경 말을 제각기 재단하려는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에 염 추기경은 "그게 내 사명이니까!"라고 명쾌하게 답했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따라 사는 게 제가 할 일입니다. 모든 사람이 화해하고 공존하는 사회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자의 직무이지요."

 '화해와 통합의 길'을 묻는 물음에 염 추기경은 "자신을 먼저 죽여라"는 화두를 던졌다. "남한테 어떻게 살라고 하면 '너나 잘해'란 말을 들어요. 말을 많이 하면 말의 논리에 빠지기 쉽고요. 제 자신을 죽이며 잘 살아서 먼저 모범을 보여야죠."

 소탈하면서도 직설적인 염 추기경의 화법은 계속 이어졌다. "하느님에게서 독립해 살려면 자신이 신이 돼야 하기에 인간다워지기는커녕 점점 괴물이 돼 갑니다. 자기만 웰빙의 삶을 살고 만족을 누리는 건 제대로 사는 게 아니죠. 남들과 나눠야 합니다. 신뢰와 믿음으로 사는 게 충실한 삶입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교회가 되는 것이 '시대의 징표'라고 강조했다. "추기경으로 임명된 날이 '주님 세례 축일'이었습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네 편 내 편 없이 다 한 형제입니다. 그에 따라 신실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웃을 위해 생명까지 내놓은 예수님의 형제성은 우리에게 삶의 길을 가르쳐 줍니다."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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