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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역할 요청
    평화신문  작성일 2014.01.23  조회 1583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역할 요청

언론(주요 일간지)의 눈에 비친 염수정 추기경

▲ 주요 일간지들은 염수정 추기경에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내달 서임되는 한국 새 추기경에 염수정 대주교"

 12일 밤 9시께 포털 사이트 뉴스 게시판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을 알리는 속보가 등장했다. 이후 관련 뉴스가 쏟아졌고, 주요 일간지들은 13일자 신문부터 염 추기경 임명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언론에 비친 염 추기경은 어떤 모습일까? 13일자부터 16일자까지 조선ㆍ중앙ㆍ동아ㆍ한국ㆍ국민일보, 한겨레ㆍ경향신문 등 7개 주요 일간지에 실린 추기경 관련 기사를 분석했다.
 

 나흘간 47건 보도


 13일부터 나흘 동안 일간지와 온라인 매체는 추기경 임명 관련 기사 1000여 건을 보도했다. 그 중 7개 일간지 지면에 실린 기사는 47건이었다. 조선일보가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앙일보가 10건, 동아일보가 8건을 보도했다. 한겨레와 국민일보가 3건으로 가장 적었다.

 7개 신문 모두 추기경 임명 소식을 13일자 1면에 실었다. 대부분이 '새 추기경에 염수정 대주교'라는 제목이었고, 동아일보는 '또, 한 분', 조선일보는 '세 번째 추기경'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넉넉한 인품, 순교자 집안

 일간지들은 염 추기경을 친화력이 뛰어나고 넉넉한 인품을 갖추고 있으며 원칙을 고수하는 인물로 평가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후배 사제들과 카카오톡(모바일 메신저)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염 추기경의 모습을 소개하며 "동기ㆍ후배 사제들과 격의 없이 지내며, 다른 이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또 "넉넉한 인품에 신중한 성격, 사제들의 믿음직한 큰 형님"이라고 표현했고, 한국일보는 "교리에 관한 한 원칙주의자"라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생명문화 운동에 대한 관심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집안과 성장 배경도 상세히 소개됐다. 순교자 집안에서 태어난 것부터 시작해 옹기장이 후손, 신앙심이 깊었던 어머니, 삼형제 신부(염수완ㆍ염수의 신부) 이야기 등 대부분 신문 보도 내용이 대동소이했다. 중앙일보는 '두 추기경 뒤엔 옹기 팔며 사제의 길 이끈 어머니 있었네'라는 기사에서 고 김수환 추기경과 염 추기경이 닮은 꼴 삶이라고 소개했다.

 
 화해와 통합에 앞장서길

 일간지들은 염 추기경이 화해와 공존, 통합을 이루는 데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중앙일보는 "국민 모두를 통합으로 이끄는 '치유의 지도자'가 돼 달라"고 기대했고, 조선일보는 "사랑과 봉사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씨앗이 돼 달라"면서 "우리 사회의 낮은 곳, 어두운 곳에서 지친 영혼들을 어루만지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온기를 불어넣어 화해와 공존에 앞장서 달라"고 바람을 전했다.

 경향신문은 "일반 시민들은 추기경을 특정 종교 지도자가 아닌 시대의 양심으로 존경했다"면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는 따뜻한 등불을 비추고, 사회적 불의에는 매서운 채찍을 드는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겨레는 "김수환 추기경이 한국 가톨릭을 대표했던 건 그가 추기경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억압받는 약자들에겐 형제가 됐고 억압하는 자들에게는 두려움이 됐기 때문"이라며 "염 추기경이 엘살바도로의 로메로 대주교와 같은 길을 걷기를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시복시성이 추진되고 있는 로메로(1917~1980) 대주교는 엘살바도르 민주화에 앞장서며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의 대변자 역할을 했다.

 
 염 추기경은 중도 보수 성향?

 일간지들이 한결같이 염 추기경을 '중도 보수 성향'이라고 재단(裁斷)한 것도 눈에 띄었다. 진보와 보수로 나누는 것을 즐기는 언론이 추기경에 대해 내린 이념적 평가다.

 일간지들은 염 추기경을 중도 보수라고 평가하는 주된 근거로 지난해 말 사제의 직접적 정치 참여를 반대하는 강론을 했다는 점을 들었다. 보수성향 신문인 조선일보는 "염 추기경은 전임 정진석 추기경과 마찬가지로 보수적 입장을 보여왔다"고 밝혔다.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은 염 추기경이 중도 보수 성향이며 사제의 정치 참여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말했고, 동아일보는 천주교 내 진보 진영에서 염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을 견제했다는 소문을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보적 입장, 정 추기경과 염 추기경은 보수적 입장"이라고 단정했다.

 
 교황의 추기경 임명 배경은

 일간지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염 추기경 임명 배경을 나름대로 해석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조선일보는 "염 추기경 서임으로 한국 천주교는 세계 속의 위상을 인정받았다"고 평가했고, 중앙일보는 "교계에서는 교황이 염 추기경을 지명한 것은 한국 가톨릭의 안정과 염 추기경의 행보에 대한 묵시적인 지지를 보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와 국민일보는 교황의 인사 스타일이 파격적이라면서 관행보다 일주일 앞서 발표했으며, 임명 전날 추기경 임명 소식을 통보했던 관례도 깼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파격적 추기경 임명을 '교황 스타일'이라고 표현했다.
 

 국민들에게 천주교 알리는 계기

 염 추기경의 임명은 염 추기경뿐 아니라 천주교를 일반 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일간지들은 교황, 추기경, 대주교, 주교, 몬시뇰 등 천주교 직급을 상세히 소개했다.

 조선일보는 '염 추기경, 왜 빨간 옷 안 입으셨지?'라는 기사를 통해 추기경과 대주교 복장, 주케토, 미트라, 목장, 추기경 반지 등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경향신문도 미신자들은 알기 힘든 추기경 문장과 사목표어를 소개해 이해를 도왔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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