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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반포 교황 새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 어떤 배경인가
    부산평화방송  작성일 2015.06.16  조회 1603     
18일 반포 교황 새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 어떤 배경인가
“창조계 보호, 전임 교황 모범 따르겠다” 의지 담아
기후변화·무분별한 개발·불평등한 토지 분배 등
윤리·인류학적 원인에 따른 환경 위기 다룰 예정
발행일 : 2015-06-14 [제2948호, 3면]

교황청이 6월 4일 환경 보호와 생태 문제를 다루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제목과 반포 날짜를 공식 발표하면서 회칙에 담길 내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 회칙의 제목은 '찬미를 받으소서'(Laudato Sii, Praised Be)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지은 '태양의 찬가'(Canticle of Creatures)에서 따왔다. 반포 날짜는 6월 18일이다. 

교황청 출판사 대표인 주세페 코스타 신부(살레시오회)는 5월 30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세계 출판사들로부터 교황님의 새 회칙에 대한 판권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혀 '찬미를 받으소서'에 집중되고 있는 세계의 이목을 실감케 했다. 

교황이 반포하는 회칙은 일반적으로 라틴어 제목이 붙지만 이번 회칙은 제목이 이탈리아어로 돼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교황명을 딴 프란치스코 성인이 이탈리아 출신으로 '환경보호'의 주보성인이라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더군다나 교리와 신앙규율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밝혀온 그간의 회칙과 달리 '찬미를 받으소서'에는 환경을 대주제로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자원개발, 불평등한 토지 분배 등 사회적 이슈가 다뤄질 예정이어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찬미를 받으소서'는 교황 즉위 후 두 번째 회칙이다. 2013년 7월 반포된 첫 번째 회칙 '신앙의 빛'(Lumen Fidei, The Light of Faith)과의 연관성을 살펴보면 두 번째 회칙에 담길 내용의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교황청 인쇄소 토마스 로시카 신부(캐나다 '소금과 빛 가톨릭미디어재단' 대표)는 '찬미를 받으소서' 반포 날짜가 공식 발표된 직후 기자들로부터 회칙에 담길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고 “회칙이 아직 나오지 않아 본문을 보지 못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환경에 관한 가르침을 주의 깊게 읽고 그로부터 이번 회칙의 내용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냈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신앙의 빛'이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쓰기 시작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완성한 독특한 회칙이듯 '찬미를 받으소서' 역시 재임 시 최초로 '녹색 교황'(Green Pope)이라 불리며 일관되게 창조계 보호, 인류와 자연의 일치를 강조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모범을 따르겠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뜻이다. 

교황은 2013년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창세기를 인용해 “하느님은 땅을 경작하고 보호하라고 남자와 여자를 땅에 보내셨고 이 임무는 역사의 시초뿐만 아니라 지금도 인간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1월에는 교황청 주재 외교관들에게 “2013년 11월 필리핀을 황폐화시킨 태풍 '하이옌'을 보며 자연 자원을 탐욕스럽게 개발한 인간에게 경고를 보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녹색 회칙'(Green Encyclical)이 될 '찬미를 받으소서'는 환경보호 문제가 '인간 생태학'과 분리될 수 없고 현재의 환경 위기가 윤리학적, 인류학적 원인을 배경에 두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아프리카 식수 등 천연 자원의 불평등한 분배, 식량의 낭비와 기아 문제, 밀림 벌채와 지구 온난화, 대기 오염 등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 변화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온 미국 재계와 공화당은 '찬미를 받으소서'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 회칙이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출처: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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