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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생각] 부활의 삶 / 허규 신부
    부산평화방송  작성일 2015.04.08  조회 1600     
[복음생각] 부활의 삶 / 허규 신부
발행일 : 2015-04-05 [제2938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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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첫날 이른 아침, 부활의 소식은 한 여인, 마리아 막달레나로부터 전해집니다. “가서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 이 사건은 부활의 증거처럼 복음서에서 표현됩니다. 흔히 '빈무덤'이라고 불리는, 예수님을 모셨던 무덤에 예수님께서 더 이상 계시지 않다는 것은 복음서가 전하는 부활 이야기의 시작이자 사실적인 증거입니다. 무덤이 빈 것을 처음으로 목격한 마리아는 이렇게 말합니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부활을 생각지 못했던 그녀의 이 말은 지금 우리에게 부활을 알리는 첫 소식이 되었습니다.


부활의 모습이나 과정은 성경에 자세히 표현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것을 명확하게 안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대신 부활을 목격하고 체험한 이들의 모습이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제자들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 잡혀가고 수난을 당하고 십자가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제자들은 아무런 힘이 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스승을 버리고 달아나기에 바빴습니다. 인간적인 두려움은 그들을 예수님 곁에 있지 못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부활은 이런 모습들을 완전히 바꾸어 놓기에 충분한 사건이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모습을 오늘 제1독서인 사도행전에서 볼 수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 역시 이전의 모습은 간데없고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것에 열정적이었습니다.


코르넬리우스를 만나 설교하는 베드로의 모습은 예수님께서 사셨던 지상에서의 삶을 잘 묘사해 줍니다. 예수님은 구약의 모든 예언자가 증언하는 분이며, 하느님께서는 항상 그분과 함께 계셨다는 베드로 사도의 연설은 신학적으로도 훌륭해 보입니다. 또한 부활에 대해서도 그는 “다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분과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라고 증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온전한 몸으로 부활하셨다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이렇듯 부활은 그분을 체험한 이들의 변화를 통해 더욱 잘 표현됩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바꾸어 놓은 삶의 모습은 부활을 목격한 이들의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 그것이 삶에서 어떤 의미였는지 가늠하게 해 줍니다. 이것을 잘 정리해 놓은 것이 콜로새서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라는 권고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모습을 요약해 줍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죽었고” 우리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에 머물러 있지 않고 부활한 삶을 사는 이들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부활을 삶에서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제자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처럼, 부활은 이해하지 못했던 예수님을 이해하도록 하고, 부족했던 믿음을 굳건하게 합니다. 부활을 통한 기쁨은 박해의 상황에서도 예수님을 선포하게 하고, 인간적인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믿음을 통해 기쁨의 삶을 살고 세상의 가치보다 '저 위'의 것을 찾는 것이 부활을 체험한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무덤에서 부활하셨습니다. 아니 죽음에서 부활하셨습니다. 매년 맞는 부활 대축일이지만 그 안에서 부활을 체험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해봅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우리 각자에게 진정으로 기쁜 소식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눈에는 놀랍기만'한 부활이 마음으로 받아들여지고, 그 안에서 우리의 믿음이 굳건해지기를 희망해 봅니다.


알렐루야! 모든 이들에게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그리고 우리 함께 '주님 안에서 축제를 지내는' 시간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허규 신부는 서울대교구 소속으로 1999년 사제서품을 받았으며 이태리 로마 성서대학(Pontificio Istituto Biblico) 성서학 석사학위를, 독일 뮌헨 대학(Ludwig-Maximilians-University Munich) 성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성서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허규 신부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출처: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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