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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모든 것, 당신께 온전히 봉헌합니다”
    부산평화방송  작성일 2015.01.29  조회 1593     
“저의 모든 것, 당신께 온전히 봉헌합니다”
봉헌 생활의 날 특집 / 살레시오회 임치성 수사 종신 서원식 열리던 날
2015. 02. 01발행 [13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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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1일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 관구관에서 거행된 종신 서원식에서 심재현ㆍ홍훈표·임치성(왼쪽부터)
수사가 바닥에 엎드려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할 것을 다짐하며 성인 호칭 기도에 임하고 있다. 이힘 기자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1월 21일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 관구관. 임치성(안드레아, 36) 수사가 평생 주님께 자신을 봉헌할 것을 다짐하는 종신 서원식에서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일반 대학교를 졸업하고 조금은 늦은 나이에 입회한 수도회. 머릿속 한순간에 그동안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임 수사는 엎드렸다.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하며 모든 성인의 전구를 청했다.


아들의 종신 서원식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눈에는 이슬이 맺혔다. 어머니 곽종희(안젤라, 59, 서울 발산동본당)씨는 “맏이인 수사님이 어릴 때 동생에게 '장자권을 너에게 주노라. 성경에 시몬(베드로)은 형이고, 안드레아는 동생이잖아'라고 했던 말이 참말이 됐다”며 “수많은 고민과 아픔을 잘 견뎌내고 자신의 모든 것을 주님께 봉헌하는 수사님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성당 가는 게 좋아 어릴 때부터 새벽 미사에도 군소리 하나 없이 다녔던 임 수사는 사제가 되어 청소년 사목을 하는 것이 소원이었다. 하지만 하느님은 임 수사에게 지름길을 안내하지 않았다.


임 수사는 “복사단과 예비 신학생 시기를 거치며 사제의 꿈을 키워가던 차에 고3 때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이후 신학교 시험에 낙방하고 할머니까지 돌아가시자 하느님이 안 계시다는 생각에 냉담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임 수사에게 이 시간은 좋은 약이 됐다. 마음의 상처를 입고 이를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임 수사는 “대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 제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역시 제가 가야 할 길은 주님을 따르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27살에 살레시오회에 들어가 수도 생활에 푹 빠져 지냈다”고 회고했다.


남들은 견디기 힘들다는 수도 생활이 그에게는 적성에 딱 맞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기도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데서 편안함을 느꼈다. 틈틈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찾아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데에서도 보람을 느꼈다. 남들보다 시간은 더 걸렸지만 천천히 돌아오
면서 오히려 마음과 신앙이 더 풍요로워진 것 같았다.


신학교 5학년을 마친 임 수사는 “종신 서원을 했다고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다”며 “그저 청소년들 곁에서 그들을 위한 사제가 되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하고 기도하려고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어머니 곽씨는 그런 아들을 조용히 기도로 응원하고 있다.


“자식 중 한 명은 주님께 봉헌하기로 수사님이 태어나기도 전에 하늘나라에 간 남편과 마음먹었답니다. 수사님의 종신 서원은 저희에게 최고의 보람이자 행복이며 효도에요.”


임 수사와 어머니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이날 살레시오 수도회에서는 임 수사를 포함해 3명이 종신 서원을 했다.


2월 2일은 수도자를 비롯한 모든 봉헌 생활자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봉헌 생활의 날이다.


김유리 기자 lucia@pbc.co.kr 

출처: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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