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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교회를 위한 영적 신자운동 선포
    부산평화방송  작성일 2015.01.15  조회 1596     
북녘 교회를 위한 영적 신자운동 선포

염수정 추기경,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1000차 미사에서 영적 연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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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1000번째 미사 기념식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평양교구 관후리주교좌성당을 본따 제작한 케이크를 앞에 두고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세덕 신부, 최창무 대주교, 염수정 추기경, 이기헌(의정부교구장) 주교. 김유리 기자



분단 전 북녘땅에 있던 54개 성당을 기억하며 우리나라의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이 북녘 교회와 영적으로 연대하는 기도 운동이 시작됐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6일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1000차 미사에서 '북녘 교회를 위한 영적 신자 운동'을 선포하고, 남북이 화해의 길로 가는 데 교회가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세덕 신부)는 3월 중에 영적 신자 운동의 세부적인 실천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염 추기경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어진 듯이 보이지만 하느님 안에 살아있을 북녘 한 본당의 신자가 되어달라”며 영적으로 그 본당의 사제와 수도자, 신자가 되어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평양교구장 서리이기도 하다.


북녘 교회는 분단 이전에 54개의 성당과 80여 명의 사제, 180여 명의 수도자를 비롯해 5만 7000명의 신자가 있었지만 현재는 성직자와 수도자가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북녘 교회를 되살리기 위해 서울대교구는 영적 기도 운동에 불을 붙이려 한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 1000차를 맞은 올해는 분단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정세덕 신부는 “북한 신자들에게 성령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기도 운동을 통해 북녘 교회에 하느님을 찬미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거룩한 제사가 봉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서 염 추기경은 “이산가족들이 조건 없이 서로를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뒤 “남북이 한가족이 되어 사는 희망을 보여주는 개성공단 또한 어떠한 이유로도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995년 3월 7일부터 매주 화요일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돼온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끝 기도로 바쳐왔다. 같은 시간 성직자가 없는 평양 장충성당에서는 공소 예절과 함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바치고 있다. 이와 같은 남북 교회의 합의에는 당시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서 북녘 교회와 교류의 물꼬를 튼 최창무 대주교(전 광주대교구장)의 공로가 컸다.


최 대주교는 1000차 미사 강론에서 “민족의 화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용서가 필요하다”면서 “서로를 용서하기 위해 기도하다 보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통일을 선물로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창무 대주교는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내면서 1998년에는 한국 주교 최초로 평양을 공식으로 사목 방문하기도 했다.


20년 동안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봉헌된 민족 화해 미사에는 정치적ㆍ경제적 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한결같이 북한과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노력해온 교회의 의지가 담겨 있다. 민족 화해 미사에는 북한에 가족을 둔 이산가족을 비롯해 북한 출신 성직자, 수도자 등이 참례하고 있다.


이날 미사에 참례한 고원익(마티아, 86)씨는 “18살 때 남한으로 피난 온 뒤로 한순간도 고향을 잊은 적이 없다”며 “어렸을 때 다니던 중화성당(평양교구)의 영적 신자가 되어 북한 교회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lucia@pbc.co.kr

출처: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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