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가톨릭뉴스


부산평화방송 후원회
HOME > PBC뉴스 > 가톨릭뉴스
매월 장애인 위한 공연 봉사, 군산 월명동본당 중고등부
    부산평화방송  작성일 2015.01.09  조회 1584     

매월 장애인 위한 공연 봉사, 군산 월명동본당 중고등부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봉사”
2012년 5월 봉사활동 시작
스스로 준비하는 과정 통해
'이웃과 나누는 기쁨' 체험
발행일 : 2015-01-04 [제2926호, 5면]

“제가 마술에 성공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기운을 불어넣어주시기 바랍니다.”

능숙한 말솜씨로 마술공연을 진행하는 중등부 후배를 보며 같이 온 고등부 선배들이 놀라움을 감추질 못한다. 기대 이상이었다. 카드마술, 컵 안의 물색을 바꾸는 마술, 저절로 그림이 그려지고 색이 칠해지는 마술이 끝날 때마다 지켜보고 있던 관객들은 연신 박수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12월 28일 전주교구 군산 월명동본당(주임 박찬길 신부) 중고등부 학생들이 진행한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월명동본당 중고등부 학생들은 2012년 5월부터 매월 넷째 주일에 지적·발달장애인 생활시설인 나포길벗공동체를 방문해 왔다. 처음 나포길벗공동체를 방문했을 때는 땡볕에서 두 시간 넘게 잡초만 뽑았다. 시설 장애인에게 다가가는 것이 어색한 학생들을 위한 배려였다. 처음에는 인사도 못하고, 눈도 잘 마주치지 못했던 학생들의 표정이 방문이 지속됨에 따라 점점 밝아졌다. 손을 잡아주고 포옹을 하며 헤어질 때 아쉬움에 끝없이 손을 흔드는 모습이 학생들의 마음을 녹였다.


월명동본당 중고등부 학생들의 한 달 일정은 빽빽하다. 첫째 주는 교리상식, 둘째 주는 성경통독, 셋째 주는 방문 준비, 넷째 주는 공동체방문, 각각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단순히 교리를 배우고 성경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삶에서 실천하는 법을 배웠다. 또한 방문 준비는 교사들의 도움 없이 학생들 스스로의 힘으로 진행됐다. 의견을 내고, 토의하며, 조율하는 과정 역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일이었기 때문이다.


같이 손잡고, 같이 밥 먹고, 눈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 본당에서는 계속 이 방문을 일로 생각하지 않도록 가르쳤다. 일이 아니라 같이 이야기하고, 같이 밥을 먹고, 무언가를 같이 하는 것이 바로 '봉사'임을 깨닫도록 도와줄 뿐이었다.


월명동본당 중고등부 학생들은 스무 명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매번 열 명 내외로 구성된 방문팀을 구성해, 다양한 방식으로 공동체식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함께 간식을 만들어서 먹기도 하고, 새해를 맞아 윷놀이를 하기도 했고, 수건돌리기나 보드게임도 함께 해왔다. 여러 명이 함께 할 수 있도록 게임 도구들을 크고 새롭게 만들기도 하고, 서로에게 편지 쓰기나 소원나무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도 실시했다. 방문 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될 때에는 따로 모임을 갖기도 했다.


처음에는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방문했던 학생들도 이제는 그 시간과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작은 공연과 선물에도 함박웃음을 짓는 나포길벗공동체 식구들의 기쁨을 함께하고 싶어서다. 월명동본당 중고등부 학생들의 변화는 인근 본당들에도 영향을 끼쳐 전주교구 군산 수송동본당도 2015년부터 인근 사회복지기관에 방문해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본당 중고등부 학생회장 이수연(요셉피나·17)양은 “큰 도움도 아닌 우리들의 이런 소소한 노력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며 “저번에는 생각지도 못한 감사 편지를 받았는데 앞으로도 기회가 되는 한 계속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nicolao@catimes.kr)
출처:가톨릭 신문
btn_bottom_company_info.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