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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벽의 작품 '성교요지'는 가짜다”
    평화신문  작성일 2014.07.09  조회 1586     
“이벽의 작품 '성교요지'는 가짜다”

수원교구 윤민구 신부, 「초기 한국천주교회사의 쟁점 연구」 통해 주장

한국 천주교회 창립 선조 중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이벽(요한 세례자, 1754~1785?)의 작품으로 알려져 온 '성교요지'(聖敎要旨)가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원교구 윤민구(손골성지 전담) 신부는 국내에 전해지는 한문본 성교요지 2종류와 한글본 성교요지 1종류 등 3종류의 성교요지에 대한 사료 비판을 통해 성교요지는 이벽이 쓰지 않았을 뿐더러 내용도 한국 교회 초기나 박해시기 천주교 신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가짜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천주교의 핵심 교리를 담았다는 뜻의 '성교요지'는 1967년 개신교의 고 김양선 목사가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졌다. '성교요지'가 이벽의 작품으로 알려지면서 적지 않은 연구자들이 이를 바탕으로 초기 한국 천주교회사 관련 연구를 해왔다.

하지만 윤 신부는 '성교요지'에 사용된 용어, 성서 관련 내용, 교리 내용 등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성교요지'를 이벽이 썼다는 근거는 애초에 없었고 △본문에 초기 천주교 신자들과 박해시기 천주교 신자들이 사용한 성서 용어와는 다른 개신교 용어들이 가득했고 △성서 내용은 물론 초기 천주교 신자들이 읽었던 서학 관련 책들과도 맞지 않는 엉터리 내용으로 가득했다고 밝혔다.

윤 신부는 또 '성교요지'가 실린 문집 「만천유고」(蔓川遺稿)에 있는 또 다른 천주교 관련 글인 '십계명가'(초기 천주교 신자들이 십계명의 각 계명을 운율에 맞춰 우리말로 노래한 글)와 이벽이 지었다는 '천주공경가'도 모두 가짜라고 밝혔다. 만천(蔓川)은 한국 천주교회 첫 영세자 이승훈(베드로)의 호로, 「만천유고」에는 이승훈을 비롯한 초기 한국 천주교회의 중요 인물들의 글이 들어 있다고 알려져 왔다.

윤 신부는 이 밖에 이벽이 죽은 지 60년 후에 정학술이라는 사람이 꿈에 이벽을 만나 대화한 내용을 기술했다는 「이벽전」과 일반 부녀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을 기술한 글로 이벽의 부인 안동 권씨의 작품으로 여겨져 온 「유한당 언행실록」도 가짜라고 주장했다.

윤 신부는 거의 3년에 걸쳐 작업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국학자료원을 통해 「초기 한국천주교회사의 쟁점 연구- 성교요지/십계명가/만천유고/이벽전/유한당 언행실록은 사기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했다.

윤 신부가 「초기 한국천주교회사의 쟁점 연구」에서 허위 또는 사기라고 주장한 작품들은 모두 1967년 개신교의 고 김양선 목사가 초기 한국 천주교 관련 자료라며 숭실대 측에 기증한 것들이다.

윤 신부의 이러한 주장과 관련,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김성태 신부)는 19일 오후 2시 평화방송 빌딩 4층 교회사연구소 회의실에서 윤 신부의 저서 제목인 '초기 한국천주교회사의 쟁점 연구 : 성교요지ㆍ십계명가ㆍ만천유고ㆍ이벽전ㆍ유한당 언행실록은 사기다'를 주제로 연구발표회를 열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표회에서는 윤 신부가 발표자로 나서고 서종태(전주대학교) 교수와 차기진(양업교회사연구소) 박사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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