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1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삼종기도를 바친 뒤 "평화의 행동을 보여주고 희망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7일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성 베드로 광장에서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께 평화를 구하는 기도의 밤 행사를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이날 하루 시리아는 물론 중동지역, 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해 단식할 것을 요청했다.
교황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사람들과 다른 종교를 믿는 이들, 선한 마음을 가진 모든 이들이 함께해주길 바란다"면서 세계 각 교구에도 이와 비슷한 행사를 개최하기를 제안했다.
교황은 "순교자의 땅 시리아에서 무기 사용으로 얼마나 많은 파괴가 일어났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을 당했는지 모른다"면서 "특히 무장하지 않은 시민들과 무고한 어린 아이들의 죽음은 통탄할 일이다"고 말했다. 또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하느님과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교황은 국제사회에 빠른 평화적 협상을 촉구하면서 무고한 피해자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당부했다.
교황은 이에 앞서 8월 29일 바티칸에서 시리아 국경과 맞닿아 있는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 부부와 만난 자리에서 "대화와 협상만이 폭력과 무력충돌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요르단 대표단과 교황청 고위 성직자들과 함께 중동지역 안정과 평화를 위해 논의했다.
2년 6개월간 계속된 시리아 내전에 최근 화학무기까지 동원되면서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평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국제사회의 무력 개입을 반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독일 주교회의는 "군사력을 동원한 내전 중재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고, 미국 주교단은 "시리아 사회 구성원들이 대화와 협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라크와 미국에서는 시리아 사태에 미군의 개입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리아에서 태어난 멜카이트 가톨릭교회 그리고리오 3세 라함 총주교는 "무력 개입은 가뜩이나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미움과 범죄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시리아와 중동 전체에 비극을 불러 올 뿐"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시리아 평화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와 열기로 한 회담을 연기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국제사회의 이해관계와 정치적 전략으로 시리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비판했다.
시리아 내전으로 현재까지 사망자만 10~11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민간인 희생자는 4만여 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