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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현양 '문화 콘텐츠' 개발하자(2013-09-02)
    평화신문  작성일 2013.12.30  조회 1584     

순교자성월(9)을 맞아 한국교회 순교자 현양운동을 활성화하려면 공감대를 자아낼 수 있는 참신한 '문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평신도에 의해 자발적으로 세워진 교회이자 200년 박해 역사와 더불어 수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음에도, 여전히 순교자들 신앙과 삶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비해 개신교는 문화 콘텐츠와 관련, 한류가 신앙전파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논문 모음집 「한류로 신학하기-한류와 K-Christianity(동연)를 최근 발간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불교 역시 문화 콘텐츠를 통한 전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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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년간 전국 성지 안내자로 봉사한 서울평협 조기연(마르티노) 부회장은 "한국 순교자 중에는 일반 대중도 공감할 수 있는 참신한 소재가 많다. 교회가 적극적 투자로 흥미로우면서도 유익한 연극과 오페라 등 다양한 문화 및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요즘 본당에서 각종 영성교육은 많이 하지만, 순교자 영성에 대한 교육은 별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며 한국 순교자 영성에 관한 교육이 많이 마련되기를 희망했다.   



 순교자들 삶과 신앙을 지금 현재를 사는 우리 삶으로 반드시 재해석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순교자 이야기를 단순히 옛이야기로만 여겨 '그땐 그랬지' 하고 만다면 고전에 머물고 말지만, 이를 시대 흐름에 발맞춰 재해석하면 시대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중파 방송사가 세종대왕과 정조, 이순신 등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꾸준히 사극을 제작하는 것은 그러한 배경에서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 김민수 신부는 "125위 시복시성 대상인 백정 황일광(시몬) 이야기는 우리 사회 소외계층이나 비정규직 차별 문제로 재해석할 수 있고, 동정부부 이야기는 성(
)이 상품화되고 있는 시대를 향한 일침이자, 부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우리 순교자들이 가진 순교 이야기는 어마어마한 '문화원형'이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문화원형이 매우 풍부한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더욱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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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신부는 그러면서 "호남오페라단이 제작한 '루갈다' 2014년 로마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를 예정이고, 이태석 신부 생애를 다룬 뮤지컬이 9월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우리가 가진 이야기를 문화 콘텐츠로 만드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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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열풍'도 활용할 수 있다. 한류를 통해 해외 현지 신자들에게 한국 순교성인 삶과 신앙을 전한 성공적 사례도 나오고 있다. 1998년부터 에콰도르와 파라과이 등 중남미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는 박효원(도로테아, 46, 과테말라교구)씨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아졌다" "한류 덕분에 '다가가는 선교'에서 '기다리는 선교'로 선교 양상도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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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씨는 이어 "월드컵 이후 겨울연가 등 한국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고, 강남스타일 등 케이팝(K-pop) 열풍이 불면서 한국 문화 콘텐츠는 물론 한국교회와 순교자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고 전했다. 한국 사제가 지은 과테말라 현지 성 김대건본당 청년들은 몇 해 전 본당 수호성인인 김대건 신부 축일에 스스로 대본을 만들어 김대건 신부 생애에 관한 연극을 제작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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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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