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이 막힙니다
저희는 일주일 넘게
대한민국 국민 모두 바다에서 살았습니다
희생자의 어머니 아버지의 눈물이
파도치는 곳 거기서 살았습니다
주님
다시 말문이 막힙니다
저 검은 물속에는 아직도
연둣빛 생명의 우리들의 아이들이
우리들의 오빠 누나 고모 이모가
엄마가 아빠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왜, 왜 이렇게 되었다고
설명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막 내일을 꿈꾸며
인생의 꽃을 피우려던
그 어린 자식들을 위해
더욱 간절히 주님의 부활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신께서 제 몸속에 저장하신 그 사랑을
모두 기꺼이 꺼내어
슬픔에 통곡에 분노에 허탈감에
온몸이 녹아내리는
희생자의 부모님과
부활의 꿈을 함께할 수 있게 하여 주소서
당신의 부활 안에서
그 먹칠의 찢어진 가슴들과
함께하여 주시옵소서
떠난 사람들을 결코 잊지 않고
부활하신 주님과
새로운 출발을 하게 하여 주소서
저희는 희생자들이
주님 안에서 부활할 것을 믿습니다
이미 다 닳은 두 손으로 다시 비오니
제발 부활하신 주님 옷깃 부여잡고
새로운 아침을 맞게 하소서
주님 부활 안에서 온몸 엎디어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