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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화해와 일치 '기도터' 24년 만에 완공(2013-07-10)
    평화신문  작성일 2013.12.30  조회 1581     
25일 봉헌한 '참회와 속죄의 성당' 건립과정







▲ 25일 거행된 참회와 속죄의 성당 봉헌식에서 제대를 축성하고 있는 정진석 추기경과 성당 기둥에 성유를 바르며 성전을 축성하고 있는 이기헌 주교. 리길재 기자

   참회와 속죄의 성당은 무엇보다 통일을 간절히 염원하는 신자들의 기도와 참여로 마련됐다. 성전 건립을 위한 교회의 노력뿐 아니라 건립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신자들의 정성이 이어지면서 비로소 결실을 맺게 됐다.
 

 ▨ 김수환 추기경의 민족화해와 일치 기도 운동 제안이 씨앗

 우리 민족의 참회와 화해의 기도터가 될 '참회와 속죄의 성당'이 봉헌되기까지 무려 24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1989년 11월 당시 서울대교구장이며 평양교구장 서리였던 김수환 추기경은 "기도는 핵무기보다 더 강하다"면서 남북통일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 운동을 시작했다.

 김 추기경의 제안 이전에 한국 천주교회는 이미 1982년 12월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북한선교부'를 출범한 후 1985년 10월 '북한선교위원회'(이하 북선위, 현재는 민족화해위원회)로 개칭, 북한선교 정책 결정과 대외 활동, 북한선교를 위한 기도 및 계몽 운동을 담당해 왔다.

 그럼에도 참회와 속죄의 성당 뿌리를 1989년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 운동 제안에 그 시점을 두는 까닭은 김 추기경이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고 있는 서울대교구장이었고, 교구 관할지 안에 남북통일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터를 처음으로 제안했기 때문이다.

 김 추기경의 제안으로 당시 북선위 총무였던 김병일(서울대교구) 신부와 북선위 산하 '북한선교후원회' 회장이었던 봉두완(다윗)씨는 '통일성전건립추진위원회'를 설립했다.

 실향민과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신자들을 주축으로 기도와 모금 운동을 펼치던 통일성전건립추진위는 1994년 '천주교 한민족복음화추진본부'로 개칭하고, 통일을 위한 피정센터 설립 운영을 목적으로 1996년 5월 지금의 참회와 속죄의 성당 부지인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694 통일동산 종교부지 7593㎡를 사들였다. 천주교 한민족복음화추진본부는 계획대로 이듬해인 1997년 해당 토지를 서울대교구에 맡겼다.

 토지 매입 과정에 많은 이북 출신 실향민들과 기업들이 성금 모금에 동참했다. 또 폐지를 모아 판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할머니의 헌금과 퇴직금 일부를 성금으로 맡긴 훈훈한 사연들이 수없이 많았다. 그렇게 14억 8000만 원을 모았다.

 봉두완씨는 "김수환 추기경의 적극적인 지지와 황해도 사리원 출신인 담당 김병일 신부의 열정에 힘입어 많은 신자가 통일에 대한 염원을 아낌없이 드러내면서 성당 부지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교구장과 성직자, 평신도의 삼위일체적 희생이 오늘날 참회와 속죄의 성당 주춧돌이 됐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추기경, "참회와 속죄가 먼저" 이를 위한 기도처 건립 추진

 김 추기경에 이어 서울대교구장으로 착좌한 정진석 추기경은 2003년 9월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를 발표, 민족화해센터 설립을 촉구했다.

 이를 계기로 서울대교구는 2004년 11월 '민족화해센터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1차 '참회와 속죄의 성당', 2차 '민족화해센터' 공사로 나눠 진행하기로 계획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교구는 2006년 4월 8일 파주 통일 동산에 마련한 부지에서 정 추기경 주례로 참회와 속죄의 성당 및 민족화해센터 착공 미사를 봉헌하고 기공식을 했다. 정 추기경은 이날 미사 강론을 통해 "성전은 한국 전쟁 당시 형제끼리 서로 죽이고 60여 년을 증오와 갈등으로 살아온 겨레가 하느님께 잘못을 고백하고 참회와 용서, 회개를 통해 화해하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착공 미사 중에 서울대교구와 의정부교구는 참회와 속죄의 성당 및 민족화해센터 공동사목 합의서를 교환, 분단이라는 시대 십자가를 함께 지고 민족 화해를 위한 두 교구 간의 아낌없는 협력을 약속했다. 같은 해 11월 27일에는 성당 상량식을 거행하고 정진석 추기경 친필이 새겨진 상량 현판을 축복했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 건축기금 35억 원은 서울대교구 지원금과 신자들의 봉헌금으로 충당했다. 평양 관후리 출신 실향민 전재선 할머니는 지난 2007년 평생 모은 재산 1억 원을 봉헌했다. 또 평양교구 사제단과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등 사제와 수도자들의 도움도 잊을 수 없다. 이런 귀한 희생으로 참회와 속죄의 성당은 2008년 8월에 완공됐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이날 꿈에 그리던 봉헌식을 하게 됐다.
 

 ▨ 민족화해센터 내년 완공 기대

 참회와 속죄의 성당이 착공된 지 1년 만인 2007년 3월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최창화 몬시뇰 주례로 민족화해센터 착공식을 거행했다. 서울대교구는 정부로부터 민족화해센터 건립사업을 3년에 걸쳐 분할 지원받는 연속 사업으로 인정받아 2007년부터 35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 지원금으로 2008년 7월 골조 공사를 마쳤다. 하지만 민족화해센터는 2007년 12월 2008년도 정부 예산 심의에서 관련 지원금이 삭감되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등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참회와 속죄의 성당과 민족화해센터의 소유권이 관할교구인 의정부교구로 이관됨에 따라 공사 재개의 빛을 보게 됐다. 의정부교구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민족화해센터 건립 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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