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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대자녀 모임 하는 홍대현, 정애영씨 부부(2013-06-21)
    평화신문  작성일 2013.12.30  조회 1584     
신앙 자녀 50명 대가족, 만나면 기쁨 가득

"이젠 아이 그만 낳을까 봐요. 그런데 (뜻과는 달리) 매년 새로 태어나네요. 하하~"

 예순을 바라보는 홍대현(안토니오, 59, 서울 가락동본당)ㆍ정애영(마가렛, 56)씨 부부는 벌써 20년째 해마다 자녀가 태어난다며, 이젠 그만 낳고 싶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인생 황혼기를 앞둔 부부 사이에서 20년째 태어나고 있다는 아이들은 대자와 대녀. 홍씨 부부가 신앙인으로서 좋은 표양을 보이며 모범적으로 사는 덕분에 부부를 대부모로 '모시고 싶다'는 이들이 계속 늘고 있다. 대자녀와 대손자가 어느덧 50명을 넘어섰다.

 부부는 그동안 대자녀와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져왔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매년 연말이면 부부는 대자녀를 전부 한자리에 모아 송년회를 연다. 한해 동안 서로 가정에서 있었던 일을 나누는 친교의 자리다. 송년회는 회비도 따로 없다. 대자녀들에게 식사 한끼 대접한다는 의미에서 부부가 부담한다. 함께 온 대자녀 자녀들에게는 선물도 하나씩 손에 쥐어줘야 직성(?)이 풀린다.

 부부는 언제나 대자녀들에게 신앙의 길잡이가 돼주기 위해 노력한다. 평소에는 주로 인터넷에 개설한 부부 블로그로 대자녀들과 소통한다. 부부는 지난 5월 16~18일 서울평협이 주최한 '제주-추자도 성지순례'에 대자녀 부부 6쌍과 함께 성지순례를 다녀오기도 했다. 신앙의 해를 맞아 특별한 성지순례를 선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홍씨 부부에게 매년 대자녀가 늘어나는 비결을 물었다. 부부는 "특별한 것이 없다"며 그저 성당을 가까이 하면서 평범하게 지내다 보니 대자녀가 늘어났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대자녀들에게 물으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홍씨는 사교성과 인간미가 남다르다. 최근에는 색소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동아리 회원과 함께 성당에서 음악봉사를 한 것을 계기로 회원 중 2명이 대자가 됐다. 유치원 원장인 아내 정씨는 봉사 정신과 헌신이 비결이다. 어느 날 원생이 아프자 아이를 등에 업고 병원에 달려가 자기 자식처럼 돌보는 모습에 감동 받은 학부모가 대녀가 되기도 했다. 또 몇 년 간 홍씨 집안 일을 돕던 아주머니가 부부 모습을 보고 "대모를 서 주면 세례를 받겠다"고 해 대모가 된 적도 있다.

 대녀 김명희(도미니카, 55, 가락동본당)씨는 "대모님 부부가 늘 행복하고 모범적으로 사는 모습이 미신자였던 남편의 마음을 움직였다"며 "대부님 권유로 성가대에 들어간 남편은 지난해까지 성가대 단장을 지내며 열심한 신앙인이 됐다. 대부모님 잘 만난 덕분"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대자 변종철(요한, 54, 가락동본당)씨는 "대부님 가족이 화목하고 배울 점이 많아 자녀들끼리도 대부모 대자녀가 된 경우도 많다"며 "만나는 이웃에게 인정을 베풀고 환한 웃음으로 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교 같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 홍대현(뒷줄 왼쪽 두 번째)씨와 정애영(앞줄 맨오른쪽 앉은 이)씨 부부가 제주-추자도 성지순례에서 대자녀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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