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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과 함께하는 성체조배 거행
    평화신문  작성일 2013.12.30  조회 1577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과 함께하는 성체조배 거행







▲ 2일 서울 명동주교좌성당에서 교황과 함께하는 성체조배를 주례한 조규만 주교가 신자들에게 성체강복을 하고 있다.

2일 오후 5시(로마 현지 시각, 한국 시각 2일 자정) 성 베드로 대성전과 전 세계 주교좌 성당들을 비롯해 지역 성당과 수도원에서 '교황 프란치스코와 영적 일치 속에 거행하는 장엄 성체조배'가 한 시간 동안 일제히 거행됐다.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행사이다.

 '한 분이신 주님, 하나인 믿음'을 주제로 세계의 신자들이 성체 앞에 무릎을 꿇고 침묵하며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 그대로 이뤄지기를 기도했다.

 한국의 각 교구 주교좌 성당들을 비롯해 지역구 성당과 수도원 성당에서도 성체가 현시됐고, 신자들은 거룩한 성체 앞에서 구원의 신비를 경건하게 묵상하며, 주님 사랑을 체험했다.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성당에서는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 성체조배에 참례하도록 오후 8시 조규만(서울대교구 청소년담당 교구장 대리) 주교 주례로 이 예식을 거행했다.

 시작 성가와 함께 입당한 사제단은 제대에 성체를 현시하고 제대 앞에 무릎을 꿇고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께 분향을 했다. 순간 침묵이 흘렀다. 가슴을 옥죄는 무거운 속박이 아니라 거룩함에 대한 경탄의 침묵, 황홀의 침묵이었다.

 '생명의 빵'을 주제로 한 독서가 낭독되고 묵상 성가곡이 고요히 울려퍼졌다. 성체 앞에 무릎 꿇은 500여 명의 신자는 더욱 깊은 침묵 속에 빠져들었다. 그리스도와 더욱 결합하기 위한 자신의 내려놓음은 통회의 눈물과 함께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제가 바라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이뤄지게 하소서"라는 간결한 외침으로 녹아들었다.

 신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영적 일치 속에 교황 지향대로 '세계 교회가 일치의 표징인 성체를 조배하며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그리고 '세상에서 종살이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 전쟁과 인신매매, 마약밀매, 강제 노동의 희생자들, 온갖 폭력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과 여자들을 위해' 두 가지 지향으로 기도를 바쳤다. 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의 특별 요청에 따라 '우리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 그리고 이산가족의 아픔이 치유되길' 기도했다.

 "언젠가 드러내실 주님 얼굴 마주 뵙고 주님 영광 바라보며 기뻐하게 하소서"라고 노래하는 성 토마스의 '성체 찬미가'로 성체조배가 마무리되자 조 주교는 성체를 현시한 성광을 높이 들어 신자들을 강복했다.

 성체강복이 끝나자 신자들은 모두 환한 얼굴로 성당을 빠져 나왔다. 교황과 함께, 세상의 모든 신자와 하나의 믿음 안에서 그리스도와 영적 대화를 나눴다는 성취감에 젖은 모습이었다. 그들은 이 기도가 예수 그리스도께로 향한 길, 새 복음화의 시작임을 확신하는 듯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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