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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주말에 참가한 특별한 부부 세 쌍(2013-06-10)
    평화신문  작성일 2013.12.30  조회 1585     
매리지 엔카운터(ME)는 행복한 가정의 집을 짓기 위해 사랑의 기둥을 고쳐 세워주는 부부일치 운동이다. 5월 24~26일 서울 장충동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서울분원에서 열린 ME주말(2박 3일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특별한 부부 세 쌍을 소개한다. 이들 부부는 "그동안 배우자와 대화하는 법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조선족 조광석ㆍ김란씨 부부/결혼 7년 차








ME주말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운남성 곤명에서 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왔습니다.

 아내인 저는 중국에서 여행 가이드로 일하다가 얼굴이 참 편안해 보이는 한국인 여행객을 만났습니다. 여행객에게 "어쩌면 그렇게 행복해 보이세요?"라고 물으니 "남편과 잘 지내서 그렇다"며 ME를 소개해줬습니다.

 저희는 7세된 아이를 맡겨두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물론 남편은 처음엔 반신반의하며 반대했지만 기꺼이 동행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7년간 함께 살면서 관계가 크게 좋은 것도 크게 나쁠 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무덤덤하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주말에 참가해 서로를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며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금까지 배우자와 대화하는 법을 모르고 살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배우자의 마음속에 들어가 그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해주는 대화야말로 진정한 대화임을 깨달았습니다.

 남편인 저는 돈으로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배우자의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항공료와 체류비가 아깝지 않습니다. 평생 우리 부부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을 배웠으니까요.


▨호주 교포 우순일(요아킴, 73)ㆍ박칠성(안나, 69)씨 부부/결혼 45년 차







 호주 시드니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내인 저는 남편과 함께 시드니에서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저는 의지할 데가 없어 남편과 시간을 같이하기보다 신앙생활에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저의 이런 모습에 불만이 많았고, 갈등이 커져 자주 말다툼을 했습니다. 지난 4월, 사업차 함께 한국에 들어왔는데 좁은 원룸에서 생활하면서 서로에게 화풀이하는 등 관계가 나빠졌습니다. 이것을 안 누이동생은 ME를 소개해줬고, 저희는 냉랭한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처음엔 시큰둥했습니다. 봉사자가 이끄는 대로 저희는 지금까지 부부생활을 돌이켜보며 느낌이 가는 대로 배우자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잘못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에 가서 서로 편지를 교환해 읽어보고 깊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서로 부둥켜안고 울고 또 울었습니다.

 남편인 저는 45년 동안 욱하는 성격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미웠다기보다 욱하는 성격 때문에 아무것도 아닌 일로 많이 싸웠습니다. 부부 대화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윽박지르기만 했습니다. 대화가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 이 기회에 알았습니다. 호주에 돌아가면 교포들에게 적극 권유하고 싶습니다.


▨최고령 양명환(마티아, 81)ㆍ박월순(안젤라, 77)씨 부부/결혼 50년 차







 저희는 잉꼬부부라는 말을 듣고 살아왔습니다. 특별한 갈등이나 문제없이 무난하게 지내왔는데 젊었을 때 알았더라면 진작에 좀 다녀올 걸 그랬어요.


 우리 나이가 되면 사랑 표현도 잘 안 하고 마음에만 담아두지요. 말이나 행동으로 애정 표현을 옮기는 것은 쑥스럽고 멋쩍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나이에는 사랑한다는 말을 잘 안 하잖아요. 생각만 하지요.


 성당에도 함께 가고 영화구경도 함께 갔지만 이런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 줄 알았으면 더 일찍 다녀왔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있습니다.


 저희는 집에서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말, 자녀에 대해서 나누는 말이 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진지한 대화는 서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삶의 길을 찾았다고 할까요. 이 나이에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게 좀처럼 쉽지 않은데 새로운 도전을 해본다는 의미에서 참 잘 선택했습니다.


 친구들에게 권유하니 쑥스러워서 그런 데를 어떻게 가느냐고 하더라고요. ME 주말에 다녀온 후로 저희 부부는 서로 사랑한다는 말을 부쩍 자주 합니다. 옛날에는 그런 말을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했는데, 아내가 "여보 사랑해" 하면, 저도 "그래 나도 사랑해"라고 말합니다. 좋은 공부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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