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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누구인가
    평화신문  작성일 2014.03.13  조회 1591     
[교황 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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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거수 일투족은 세상과 교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은 환호하는 군중에게 
손을 흔드는 프란치스코 교황.[CNS]

   2013년 3월 13일 저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성 베드로 대성전 오른쪽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새 교황이 탄생한 것이다.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매운 20여만 명의 인파는 환호하면서도 새 교황이 누구일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마침내 흰 옷을 입은 사람이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발코니에 섰다. 사람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베드로 사도의 265번째 후계자는 군중에게 이렇게 첫 인사를 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좋은 저녁입니다."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이 새 교황이 됐다. 가난하고 겸손했던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닮고자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라고 정한 새 교황은 교황으로서 첫 사도적 축복에 앞서 신자들에게 먼저 자신을 위해 하느님께 복을 빌어주길 청하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는 1936년 12월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 이주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12살 때 사랑하는 소녀가 생겨 "결혼하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건네고,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며 화학자를 꿈꿨던 평범한 청년은 1958년 하느님의 부르심을 느끼고 아르헨티나 빌라 데보토에 있는 예수회 수련원에 입회하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예수회 학교에서 수학하다가 1963년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 성요셉신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32세가 되던 1969년 사제품을 받았다. 4년 후 종신서원을 한 교황은 그해 예수회 아르헨티나 예수회 관구장으로 선출돼 1979년까지 재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관구장으로 재임하던 1970년대에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라틴 아메리카는 해방신학의 열풍이 불고 있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과 사회 정의를 위한 투신 등 현실 참여를 강조하는 것이 해방신학의 요체였다.

 베르골료 신부는 해방신학의 정신을 받아들이면서도 폭력 사용에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런 입장은 1992년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 보좌주교를 시작으로 부교구장 주교(1997년)를 거쳐 1998년 대교구장에 임명되고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된 후에도 한결 같았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은 그의 삶에서 드러났다. 그는 겸손하고 가난한 삶을 살았다. 보좌주교 시절에는 은퇴사제 숙소에서 살았고, 대주교가 된 후에도 주교관이 아니라 침대가 하나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지냈다. 식복사도 두지 않고 직접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운전기사도 두지 않았다. 지하철과 버스를 주로 이용해 "대주교를 지하철에서 봤다"는 소문이 부에노스아이레스 곳곳에 퍼지기도 했다. 2001년 추기경 서임식에 참석할 때는 축하단이 함께 하려는 것을 막으며 "여행 경비를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도 남달랐다. 2001년에는 에이즈 환자들을 방문해 그들의 발을 씻어주고 발에 입을 맞췄다. 직업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마약 중독자들의 재활을 도왔고, 암 말기 환자들을 꾸준히 찾아가 위로했다. 베르골료 추기경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장 위험한 빈민가에 불쑥 나타나 가난한 이들과 차를 함께 마시고, 고해성사를 주고 미사를 집전하기도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가난한 이들은 교황 선출 소식을 듣고 "빈민가의 교황이 탄생했다"며 기뻐했다.

 검소하고 소박한 삶은 교황이 된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교황궁 대신 순례자가 머무는 '성녀 마르타의 집'을 숙소로 쓰고, 교황 십자가는 사용하던 낡은 십자가를 그대로 쓴다. 이런 교황의 모습에 언론에서는 '파격의 연속', '프란치스코 스타일'이라는 말이 나왔다.

 교황이 된 후 지난 1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의 여정은 그야말로 파격의 연속이었다. '프란치스코 신드롬'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교황의 말 한마디와 걸음걸음은 교회와 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교황이 8월 14일 한국에 온다. 우리에게는 기쁨이요 영예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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