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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한] 아시아 복음화 보루로 한국교회 초대
    평화신문  작성일 2014.03.13  조회 1600     
[교황 방한] 아시아 복음화 보루로 한국교회 초대

▨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의 의미 / 한홍순 토마스 (전 교황청 주재 한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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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홍순 대사가 2013년 11월 7일 이임 인사차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있다.

  드디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땅을 밟는다. 한국으로서는 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가 찾아온 이래 25년 만에 맞는 교황 방문이요, 아시아로서는 1999년 요한 바오로 2세의 인도 방문 이래 처음 맞는 교황 방문이다. 더욱이 이번 방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본격적인 첫 해외방문 지역을 아시아로 정하고 한국만을 찾아오는 것이기에 한국 국민과 신자들에게는 더욱 큰 뜻이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소 지니고 있던 한국과 한국 교회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교황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교황이 취임 후 처음 맞은 부활 대축일에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에서 "아시아의 평화,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줄 것을 요청한 데서도 이미 잘 드러난 바 있다.

 원래 프란치스코 교황의 해외 방문 계획은 작년 3월 취임 직후 2014년에는 아시아를 방문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다. 이제 아시아 방문 대상국으로 한국이 선정된 것은 한국 방문이 그 자체로도 뜻이 있지만 그 뜻을 아시아로 지평을 넓혀서 봐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사실 교황과 교황청에게 아시아는 앞으로 복음화 노력의 초점을 맞춰 나가야 할 특수한 지역인 만큼 교황이 취임 후 최우선적으로 아시아를 방문하기로 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60%인 4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방대한 대륙인데도 가톨릭 신자는 1억 4000만 명, 곧 3%(필리핀을 제외하면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는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도 하루에 1.25달러로 연명하는 9억 명이라는 전 세계 절대 빈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으며 수 많은 사람이 종교의 자유를 비롯해 기본 인권을 억압 당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는 설상가상으로 남북 분단으로 인한 군사적 대치 상황 속에서 북한의 핵 위협으로 한반도 자체와 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 평화를 크게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아시아는 모든 민족의 참다운 인간 발전을 추구하는 교회에 커다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그런 만큼 이미 베네딕토 16세 교황 시절부터 교황청 주재 아시아 여러 나라 대사들은 교황의 아시아 방문 필요성을 교황청에 강력하게 제기해 오던 터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도 프란치스코 교황 취임 직후 서둘러 별도의 대통령 친서를 통해 교황의 방문을 초청하면서 교황 방한이 성사되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렇게 볼 때,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어쩌면 한국과 한국 교회가 아시아 모든 민족의 참다운 인간화와 복음화의 보루가 되라는 초대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교황과 교황청이 보기에 한국은 민족 분단의 고통을 이겨내며 경제 성장과 교회 성장을 함께 이룩한 세계에 그 유례가 없는 나라이기에 말이다.

 이번 아시아 청년대회만 해도 한국과 한국교회가 아시아 백성들의 참다운 인간 발전을 위해 이바지하는 장이라고 볼 수 있다. 아시아 청년대회에 모인 한국과 아시아 각국 청년들의 만남은 그 자체로도 매우 뜻 있는 것이거니와 더욱이 교황의 이들과의 만남은 아시아의 젊은이들에게 아시아의 참다운 인간화와 복음화의 주역으로 투신하도록 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이번에 교황이 친히 주재하게 되는 124위 한국 순교자들의 시복식은 신앙을 증언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바친 한국인들의 숭고한 행위를 세계 만방에 널리 드러내는 것이기에 그 자체로 매우 뜻 깊은 일이지만, 이들 한국 순교 복자들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 젊은이들에게 자신과 교회와 사회의 복음화의 훌륭한 본보기로 제시하는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사실 진리요 길이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따르려고 목숨까지 내던진 삶을 산 순교자들이야 말로 진정한 개혁가들이다.

 순교자들의 정신과 삶이야말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방문에서도 행동으로 보여줄 참다운 섬김의 지도자상의 요체를 이루는 것으로 이는 개혁을 추구하는 교회와 사회 지도자들에게도 생생한 본보기로 다가가게 될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과 아시아의 모든 백성에게 '신앙의 빛'을 전하며 이들과 함께 교회와 세상을 개혁하여 사랑과 평화와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기 위해 한국을 찾아온다. 교황은 또한 평화의 사도로서 이 땅을 찾아와 분단으로 고통 받고 있는 한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한민족은 물론 전 세계 모든 백성이 관심을 갖고 함께 노력할 것을 호소하고자 한다.

   교황을 맞이하는 모든 신자들이 이에 응답하여 이웃과 협력해 남과 북의 모든 백성이 서로 화해하고 하느님과 화해하며 더욱 인간다운 삶을 살아 나가도록 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그리하여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복음의 기쁨」을 나누며 이 "땅의 얼굴을 새롭게"(시편 104,30) 하는 일에 투신함으로써 사도행전의 새로운 장을 써나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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