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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교회와 교황 협력자 역할에 충실"
    평화신문  작성일 2014.02.28  조회 1585     

"보편교회와 교황 협력자 역할에 충실"


염수정 추기경 서임 후 첫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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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수정 추기경은 추기경 수단의 진홍색 의미를
늘 상기하고 매일 자신을 죽이며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리길재 기자

"그리스도 편에서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교회가 온전한 교회의 모습입니다. 온 힘을 다해, 온 정성을 다해, 모든 노력을 다해 여러분의 기도와 성원에 부합하는 추기경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추기경 서임 후 2월 23일 평화방송ㆍ평화신문과 첫 단독 인터뷰를 가진 염수정 추기경은 "그리스도를 닮고 그분 복음에 충실한 교황의 협력자가 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한국의 모든 신자들에게 청했다.  


 염 추기경은 "추기경 직분이 특별한 은총의 사명임을 깊이 인식하고 충실히 그 직분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보편교회를 위해 교황의 협력자로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족한 제가 추기경으로 임명된 것은 저 개인의 명예와 행복이 아니라 한국교회와 우리 국민에게 베푸신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면서 "보편교회ㆍ교황과 일치하면서 최선을 다해 추기경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와 함께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돌보는 사목을 증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사목 현장을 자주 방문해 그들과 함께 하겠다"며 현장 중심의 사목을 펼쳐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사는 사제들과 수도자, 봉사자들을 보면 힘이 난다"고 말한 염 추기경은 "이분들이 저보다 100배 더 잘살고, 복음을 증거하는 이들"이라고 칭찬했다.  


 우리 사회가 계층간, 이념간 갈등으로 분열이 심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의 주장이 옳고 그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편에서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2월 23일 추기경 서임 축하 미사 직후 있었던 교황의 삼종기도 후 말씀을 인용해 "자기주장만 옳다고 강요하는 것은 각자 파벌을 주장하는 것이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온전히 그리스도를 따르라는 교황님 말씀에 깊이 공감하며 우리 사회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살겠다"고 말했다.  


 "많은 추기경들이 찾아와 한국교회에 희망이 보인다고 말씀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해 주셨다"고 전한 염 추기경은 이를 "한국교회가 아시아 교회를 위해 보다 많은 역할을 해 달라는 요청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선 아시아인들이 모범을 보여주고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주변국 교회와 연계해 아시아 복음화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외신 기자들이 순교자의 직계 후손임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 염 추기경은 "순교자의 후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지만 본디 그리스도인의 삶이 죽음을 넘어 부활의 새 생명을 주는 기쁨의 삶"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추기경 서임 때 '십자가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하신 권고를 성실히 따라 살겠다"고 다짐했다. 덧붙여 "추기경의 진홍 수단은 '순교'를 뜻한다"며 "추기경 수단 색의 의미를 늘 상기하고, 매일 제 자신을 죽이며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교회의 세 번째 추기경이 된 것과 관련, 염 추기경은 "가난하고 억압받고, 차별받는 이들과 철저하게 함께 하신 김수환 추기경의 영성과, 1분 1초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신자들의 영적 성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 새벽부터 그리스도의 말씀을 묵상하고 저술을 하는 정진석 추기경의 철두철미한 정확성을 본받고 싶다"고 고백했다. 특히 "복음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또 복음 말씀을 아주 쉬운 말씀으로 힘있게 전달하시는 교황님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저의 추기경 서임을 기뻐하고 성원해주신 모든 신자들과 국민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염 추기경은 "부족한 제가 추기경으로서 교황과 보편교회의 협력자로서 충실히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도해 달라"고 거듭 기도를 요청했다.   로마=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   ▨ 내ㆍ외신 기자 간담회 

 염수정 추기경은 2월 24일 오후 로마 한인신학원에서 추기경 서임 이후 첫 내외신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현지 외신들과 국내 언론사 특파원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염 추기경은 교황 방한과 남북 관계 등에 대해 입장을 피력했다.

 8월에 교황이 방한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정말 한국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꼭 오시리라 저는 희망하고, 오시면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또 아시아 사람들에게 기쁨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답변했다.  

 염 추기경은 "교황님께서 한국에 오시면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특히 동남아 지역 교회들이 서로 협력하고 복음을 선포하는 데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북한 선교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북한 땅에 복음이 전해지면 나라가 망한다는 두려운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있어 어려움을 주는 것 같다"면서 "북한을 무너뜨리고 점령하는 것이 복음의 목적은 아니다. 먼저 신뢰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염 추기경은 "1917년 러시아에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났을 때 성모님께서 파티마에 발현하시어 러시아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라고 요청했지 망하라고 기도하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염 추기경은 또 "남한뿐 아니라 북한에도 이산의 고통을 겪는 사람이 많다"면서 "이런 고통을 받는 가족들과 함께하고 같이 해결해 나가는 게 교회의 할 일"이라고 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제단은 열정적인 분들이며 역할이 참 많다"고 대답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이탈리아 국영 방송 RAI TV와 이탈리아 ANSA 통신, 미국 선교방송 EWTN 등 주요 교계매체들이 참석했다.

 한편, 염 추기경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 앞서 세계 곳곳에서 구호사업과 평화 중재 역할을 펼치고 있는 가톨릭 평신도 단체 '산 에지디오 공동체'를 방문, 관계자들과 환담했다. 또 인근에 있는 자신의 명의본당'산 크리소고노 성당'을 둘러봤다.

 염 추기경은 2월 25일 교황청 시성성장관 안젤로 아마토 추기경을 만나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 결정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앞으로 추진할 한국 순교자 시복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후 26일 로마를 출국, 27일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로마=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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